비만은 어디서 오는가?
2014년 1월 17일  |  By:   |  Economy / Business  |  4 Comments

최근 “비만의 경제학”이라는 논문에서 코넬 대학의 경제학자인 존 콜리(John Cawley)는 흥미로운 질문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왜 우리는 비만을 다른 경제적 문제와 비슷하게 연구해야 할까요?” 이에 대해 두 가지 정도의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방법론에 관한 것입니다. 사람을 상대로 비만과 관련된 무작위 실험(randomized experiments)을 하는 것은 윤리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비만의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험 결과를 위해 특정 실험군의 사람들을 비만으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소득과 비만의 관계에 관한 데이터들을 분석해서 그 관계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이는 경제학자들이 늘 하는 방식이죠. 두 번째 대답은 바로 비만 자체가 경제적 비용에 관한 문제라는 것입니다. 콜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미국 사람들의 체중과 관련된 의료 비용 때문에 연간 1,900억 달러가 드는데, 이는 미국 전체 의료 서비스 관련 비용의 20%에 달합니다. 따라서 비만의 원인을 이해하면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비만의 원인을 알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입니다. 특히 소득과 비만의 관계는 더더욱 얽혀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가난한 것이 비만으로 이어진다고 믿지만 콜리 교수는 “소득이 체중과 관련 있다는 인과 관계(causality)를 도출하기는 어렵다”라고 논문에서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만과 관련된 통계를 보면 비만은 특히 부유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 흔하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비만율이 낮지만 선진국에서는 소득과 체중 사이에 분명한 역관계(inverse relation)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부유한 백인 여성과 가난한 흑인 남성들이 가장 낮은 비만율을 보이는 반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여성들이 가장 높은 비만율을 보입니다. 따라서 가난은 모든 집단이 아니라 특정 집단을 더 뚱뚱하게 만드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만이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비만은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임금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외모는 어느 집단이든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민감하게 작용합니다. 심지어 기업의 이사회에서도 비만인 남성은 있지만, 비만은 여성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콜리 교수의 연구는 비만이 모든 여성들의 임금을 낮추는데 이러한 효과는 특히 백인 여성들 사이에서 컸습니다. 평균 체중보다 표준 편차 두 단계 이상 더 체중이 많이 나가는 여성의 경우 임금 하락의 폭이 9%였습니다. 비만 여성의 경우 대학을 갈 확률도 낮고, 결혼할 확률도 20% 낮았으며 질병이나 우울증을 앓을 확률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비만과 소득 사이의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질병을 앓는 것, 빈곤, 그리고 비만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왜 우리가 여전히 비만과 관련된 효율적인 정책을 논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The Atlantic)

미국에서 인종과 성별, 그리고 임금에 따른 비만 인구 비율. 출처: Pew Research Center

미국에서 인종과 성별, 그리고 임금에 따른 비만 인구 비율. 출처: Pew Research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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