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쉽지만은 않은 호랑이와 인간의 공존
2013년 11월 29일  |  By:   |  세계  |  3 Comments

지난 백여 년 사이 지구 상의 호랑이 개체수는 97%가량 줄어 1900년에 10만 마리였던 것이 3천 2백여 마리로 줄었습니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사람이 살 곳도 점점 모자라는데 자연보호구역과 그 안에 사는 동물들을 걱정할 여유를 갖기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호랑이는 다른 고양이과 맹수들보다 특히 넓은 활동반경을 필요로 하는 동물입니다. 인간의 개발에 취약한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현재 지구상에 있는 호랑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벵갈만을 비롯한 인도의 자연보호구역에 살고 있습니다. 인도 영토의 5% 가량이 자연보호구역인데, 12억 인구 가운데 5백만 명 가량은 자연보호구역 내에서 터전을 일구고 사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호구역 내의 주민들은 사냥은 물론 기르는 가축으로 하여금 풀을 뜯게 하거나 보호구역 내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것도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생계수단이 마땅치 않은 탓에 이 법은 잘 지켜지지 않고, 호랑이와 자주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키우는 가축은 호랑이의 좋은 먹잇감이고, 가축을 지키다 호랑이의 공격을 받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숲이 사람과 호랑이를 동시에 품을 수 없기에 인도 정부는 지난 1970년대부터 보호구역 내에 사는 사람들의 이주를 장려해 왔습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강압적으로 사람들을 내쫓다시피 해 아무리 멸종위기종이라지만 동물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사람을 희생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자연보호단체, 시민단체들이 보다 공정하고 효과적인 이주정책을 제안해 실행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6월 50억 루피(850억 원)의 이주 보조금을 책정한 인도 정부도 이주 정책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어느 한 쪽은 손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처럼 보였던 호랑이와 인간의 공존 문제가 모두가 득을 보는 윈윈 게임(win-win game)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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