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엔더의 게임(Ender’s Game)”
2013년 11월 25일  |  By:   |  과학  |  1 comment

SF 소설은 종종 미래의 청사진으로 여겨집니다. 올슨 스콧 카드의 1985년 베스트셀러인 “엔더의 게임(Ender’s Game)”은 소설이 현실에 영향을 끼친 좋은 예입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소년 엔더는 가상의 게임을 통해 그들이 실제 싸우게 될 외계인(버그)과의 전쟁에 대해 필요한 모든 것을 배웁니다.

미육군 시뮬레이션 기술센터 소장이었던 마이클 마세도니아는 지난 2003년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엔더의 게임은 우리의 사고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우리는 이 책으로부터 사람들이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그들의 결정이 전쟁에 어떤 역할을 끼치는 지를  볼 수 있는 가상 시뮬레이션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난 10년동안 마세도니아의 꿈은 차츰 이루어졌습니다. 올해 미육군에는 2년의 개발기간과 600억원의 개발비용이 들어간, 세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훈련장치인 “가상보병훈련장치(Dismounted Soldier Training System)”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이 개발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들에 의해 실제 훈련비용이 절약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남캘리포니아 대학의 ICT 연구소가 개발한 훈련도구는 실제차량과 비행기의 운영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약 30억원의 연료비를 매년 절약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들은 시대의 흐름에 맞는 것이기도 합니다. 모바일 기기와 그래픽 기술의 발전은 전쟁과 관련된 모든 부분들을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지휘관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같은 전장에서 복잡한 전투지휘기술을 시험합니다. 엑스박스에 익숙한 병사들은 그들을 위해 만들어진 가상공간에서 그들이 겪게될 아프가니스탄의 환경에 익숙해지기도 하고, 자신들이 가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치료하기도 합니다.

“이제 병사들은 훈련교범을 들고 몇주동안 이를 공부하고 외울필요가 없습니다. 이들은 바로 장비를 착용하고 가상공간에서 훈련을 통해 기술을 습득합니다.”

ICT는 1999년부터 미육군과 공동연구를 해왔습니다. 이들은 180명의 게임개발자, 영화감독, 디자이너, 기술자들로 이루어져 있고, 육군, 국방성, 해군으로부터 매년 4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습니다. (F-35의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사용된 4조원에 비하면 이것은 잔돈에 불과합니다.)

한편, 미육군은 무료 FPS(일인칭 슈팅게임) “아메리카 아미(America’s Army)”를 통해 신병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들 신병은 훈련소에서 게임실력을 평가받습니다.

“어떤 신병들은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같은 게임에서 익힌, 전쟁에 대한 비현실적인 생각을 가지고 입소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실제 전쟁에서는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곧 익히게 됩니다.”

또다른 훈련도구인 “가상전쟁공간 3 (Virtual Battle Space 3)”는 콜오브듀티와 비슷한 외양을 가지고 있지만 이 게임을 개발한 회사의 젊은 대표는 자신들과 콜오브듀티가 왜 다른지를 말했습니다.

“우리 게임은 어떻게 총을 잘 쏘느냐가 아닌, 그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것인가를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휘관들을 위한 시뮬레이션도 곧 개발될 예정입니다. 300억원의 개발비용이 든 “통합훈련환경(Integrated Training Environment)” 시스템은 훈련에 참가하는 실제 몇명의 훈련병과 지휘관 외에 가상의 여러 부대와 탱크, 헬리콥터, 공중폭격 등을 훈련에 참가시킬 수 있고, 탱크 조종사나 헬리콥터 조종사 역시 시스템에 딸린 시뮬레이터에 앉아서 이 훈련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화성과 같은 다양한 환경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필요한 훈련이 있을 때, 그 자리에서 환경을 다운로드받아 실시할 수 있는 실시간 훈련이 곧 가능해질 겁니다. 우리는 엔더의 게임에서 그린 미래를 이미 넘어서고 있습니다.”

물론, 올슨 스콧 카드는 자신의 소설이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전쟁게임의 한계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전쟁을 수행하는 도구는 기술자들과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발전해 왔지만, 소설 속 주인공 엔더 위긴이 그랬던 것처럼,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도구를 사용하는 지휘관의 자질입니다.”

(Spec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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