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간의 불평등은 곧 환자들 간의 불평등
2013년 11월 5일  |  By:   |  세계  |  1 comment

-의사이자 인류학 박사과정생인 Bisan Salhi이 Al Jazeer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의사는 남성의 직업이고, 간호사는 여성의 직업일까요? 각 분야에서 여권이 지속적으로 신장되어 온 역사를 생각할 때, 시대착오적인 물음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의료보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되는 건강보험개혁법의 시대에도 여성 의사들은 수많은 장벽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은 의사들에게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미국 의대에서 여학생의 비중은 절반에 가깝고,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전공으로도 많은 여성들이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큰 그림을 보면 상황은 그닥 좋지 않습니다. 여전히 여성 의사 비율이 현저히 낮은 과가 많고, 수입은 남성 동료들에 비해 38% 낮고, 학계에서의 승진도 느립니다. 일각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직업적, 금전적 성취를 덜 중시하기 때문에 이런 격차가 나타난다고 설명하지만, 의사가 되기까지의 치열한 과정을 생각할 때 단순히 여성 의사들이 “덜 야심차다”고 단언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실제 여성 의사들은 면접에서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을 계획이 있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당연히 법적으로 금지된 질문들이죠. 세월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 의료인에 대한 편견도 심합니다. 여성 의사를 간호사로 착각하는 환자들을 만나는 일은 일상다반사입니다. 남녀 의사가 함께 있으면 환자들은 남성 의사에게 더 집중하고요. 실제로 환자들이 남성 의사의 옷차림보다 여성 의사의 옷차림에 더 큰 관심을 받고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여전히 여성에게는 능력보다는 옷차림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차별에 피해를 입는 것은 남성, 여성, 환자, 의사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질병이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는 삶의 일환입니다. 몸이 아파 겁을 먹고 나약해진 사람이라면 모두 따뜻한 치료와 보살핌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환자에게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능력은 우리 업계를 공정하고 따뜻한 곳으로 만들어나가는 능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치료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밤낮 없이, 주말도 휴가도 없이 공부해온 만큼, 우리가 일하는 업계도 그러한 가치들을 반영해야 합니다. 모두의 건강과 웰빙이 여기에 달려 있으니까요. (Al Jaze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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