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기반 법정: 기억의 불확실성에 대하여
2013년 8월 27일  |  By:   |  과학  |  2 Comments

1984년 9월 캘리포니아의 이른 아침, 누군가가 M 부인의 집에 거실창문을 통해 침입하였습니다. 그는 자고 있는 M 부인을 발견하고 강간을 시도하였으나 다른 사람들이 깨어나자 달아났습니다. M 부인은 경찰에게 용의자는 흑인이었고 175cm, 80kg 정도였으며 곱슬머리에 푸른 야구모자를 쓰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들은 한 블럭 건너에서 이 묘사에 맞는 남성이 자신의 차 옆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는 조셉 페이슬리였고, 자신의 차가 고장났기에 엔진의 시동을 걸어줄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M 부인은 그가 자신을 공격한 사람이라고 지목했고 그는 체포되었습니다.

몇 달 뒤의 공판에서 기억연구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그의 편에서 증언했습니다. 그는 배심원들에게 기억의 오류가능성과 함께, M 부인이 느꼈을 스트레스와 공포가 M 부인이 범인을 기억하는데 지장을 줬을 가능성, 그리고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인종 사람의 얼굴을 구별하는데 매우 약하다는 사실을 말했습니다. 결국 페이슬리는 무죄선고를 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내가 무고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내게는 무척 큰 의미를 지닌 사건입니다.”

1990년, 로프터스는 조지 프랭클린 사건을 도왔습니다. 이 재판은 그로부터 20 여년전 실종된 후 시체로 발견되었던 8세 여아 수잔 네이슨을 죽인 범인으로 수잔의 친구였던 에일린이 자신의 아버지 조지를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에일린은 자신의 기억이 억압되었다가 다시 떠올랐으며 자신은 당시 아버지가 수잔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로프터스는 억압된 기억이 수십년 후 다시 떠오르는 현상을 믿지 않았고, 이런 현상을 지지하는 연구도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조지는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5년 후, 에일린의 증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된 후에야 풀려나올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불행한 기억을 회복하여 법정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나, 이들이 찾았다고 말하는 기억중에는 책에서 본 내용이나 유명한 다른 사건의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로프터스는 사람들이 잘못된 기억을 진짜 기억으로 믿을 수 있는지를 알기위해 유명한 쇼핑몰 실험을 계획하게 됩니다. 그녀는 24명의 대상자들을 선정하고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어린시절 있었던 일들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자들에게 3가지 어린시절의 진짜 기억과 한 가지 가짜기억 – 쇼핑몰에서 길을 잃었다 극적으로 부모를 찾은 일 – 을 알려주고 이 사건들을 기억하는 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대상자중 1/4은 이 쇼핑몰사건을 자신이 기억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녀는 심리치료가들이 비고의적으로 가짜기억을 심어줄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심리치료가들은 자신들의 환자가 실제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고 믿었고 이들의 논쟁은 “기억전쟁(memory wars)”으로 비화되었습니다. 1995년, 미국 심리학 협회(APA)는 이를 해결하기위해 뛰어난 세명의 심리학자들로 하여금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각자 독립된 보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지난 40년간 기억을 연구해온 로프터스는 법정에서 어떤 기억학자보다도 많은 증언을 해왔습니다. 그녀의 작업은 동료들로부터 인정을 받기도 했지만, 반대로 많은 적들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적들은 그녀가 피해자의 기억을 의심함으로써 살인자와 강간자들을 돕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녀는 고소를 당하고 물리적 공격을 받은 적도 있으며, 심지어 살해위협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이제 68세가 된 그녀는 법정제도에 그녀가 목표했던 마지막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해 7월, 뉴저지 대법원은, 그녀의 연구결과들에 기반하여, 배심원들은 기억의 불완전성과 증언의 오류가능성에 대해 분명하게 교육받아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녀는 다른 주에서도 이같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는 어쩌면 실제 피해를 받았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무고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기억에 의해 유죄로 판결되는 것이 유죄인 사람이 풀려나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Nature)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