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보노보와 무신론자
2013년 8월 15일  |  By:   |  과학  |  2 Comments

침팬지의 지능은 두 세살 난 아이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침팬지와 아이중 누가 더 미신에 속기 쉬울까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실험이 한가지 있습니다. 연구진은 침팬지 앞에서 막대를 이용해 비효율적인 동작을 포함하여 사탕을 꺼냈습니다. 침팬지는 효율적인 동작과 비효율적인 동작을 곧 구별했고, 효율적인 동작만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동작을 본 4살난 인간 아이는 불필요한 동작을 포함한 모든 동작을 따라했습니다. 곧, 아이는 실험자에게 더 많은 신뢰를 가진 것 처럼 보였고, 그 결과 “현실적으로 무가치한 일에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는”, 곧 드발(de Waal)이 말하는 “미신적인 소질”을 보였습니다.

존경받는 영장류 동물학자이자 공인된 무신론자인 드발은,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게 하는 이러한 인간의 비합리성이 종교의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과학자로서의 호기심을 가지고 종교를 대합니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다른 저명한 무신론자들과는 달리, 그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종교가 인간에게 해롭다는 것을 보이는데는 관심이 없습니다.  반면, 그의 새 책 “보노보와 무신론자(The Bonobo and the Atheist)”는 왜 인간이 종교를 원하게 되었는지, 또 종교는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그리고 종교가 아니었다면 무엇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 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드발은 종교에 의해 인간의 도덕심이 발휘된다는 주장에 반대합니다. 우리가 선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은 절대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독단적 윤리관이 아닌 바로 우리의 감정입니다. 드발은 동물들의 경우 어떻게 감정에 의해 도덕적 행동들이 나타나는 지를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코끼리는 자신의 동료에게 무거운 상자를 같이 끌기를 부탁하며, 침팬지는 동료들보다 과한 보상은 거절하고, 보노보는 싸움이 끝난 뒤 패자를 위로합니다. 사회적 동물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감정인 타인에 대한 공감과 상호주의는 종교보다 훨씬 더 오랜 진화과정에서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덕이 감정에서 출발하고 종교가 미신에서 출발한다면, 오늘날 인간사회에서 이들이 서로 얽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드발은 종교가 도덕적 행동의 기준으로 영향을 가지게 된 이유를 사회의 규모가 커졌다는 점과 사회가 비인간적으로 변했다는 데에서 찾습니다. 그러나 그는 종교와 무관한 인본주의 역시 인간의 잠재적 본성에 호소함으로써 종교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같은 관점에서 드발은 우리의 모든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지배된다는 다윈주의 근본주의자들의 주장을 반대합니다. 우리는 공감에 필요한 신경회로가 부족한 사회적 곤충들과 달리 유전자가 부여하는 본성에 더하여 더 많은 선한 본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드발의 인간에 대한 관점은 낙관적이지만 그렇게 순진한 것은 아닙니다. 좋은 소식은, 선한 인간의 착한 행동과 습관들은 빠르게 사회로 퍼져 나간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인간이 가진 공감 능력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속한 집단만을 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면에서, 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살게된 세상에서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도덕적 목표는 바로 우리가 가진 사회적 공감능력을 내가 속하지 않은 다른 집단의 사람들에게도 공정하게 보여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것은 종교와 과학의 싸움 이상의 것입니다. (Scientific Amer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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