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급성장하는 무알콜 맥주 시장
2013년 8월 5일  |  By:   |  세계  |  No Comment

애주가들은 무알콜 맥주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콜도 없는 게 술이냐’는 논리죠. 하지만 지난해 전 세계 무알콜 맥주 소비량은 22억 리터로 5년 전보다 80%나 늘어났습니다. 대부분 나라에서 무알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은 건강을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들이지만, 술을 마시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는 이슬람 사회에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이슬람 율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맥주를 마시는 문화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지금껏 술은 집에서만 몰래몰래 마시던 중동 사람들이 식당이나 바에서 (무알콜) 맥주를 주문하기 시작했고, 중동 국가들의 무알콜 맥주시장 점유율은 어느덧 30%를 넘었습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무알콜 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한 베누쉬(Behnoush) 같은 경우는 어엿한 중견 기업이고, 2005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집권세력으로 선출된 하마스도 알콜이 없는 맥주 타이베(Taybeh)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기업들 뿐 아니라 하이네켄, 칼스버그 등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들도 지역의 양조, 음료 회사들을 사들인 뒤 무알콜 맥주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시장이 점점 커지다 보니 브랜드마다 주요 타겟으로 삼는 소비자층이 나뉘며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동의 이슬람 사회는 대체로 종교적인 색채가 짙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무알콜 맥주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알콜이 없는, 그래서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 맥주라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서구의 방탕한 문화를 상징하는 맥주로 인식될 경우 알콜이 있든 없든 배척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의 종교지도자들이 발표한 파트와(종교적 규율)를 보면, 무알콜 맥주의 경우 꾸란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무알콜 맥주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전망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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