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도 퇴직 연령 도입해야?
2013년 7월 29일  |  By:   |  세계  |  2 Comments

지난주 영국 왕자의 탄생은 세계적인 뉴스였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러시아와 미국 할 것 없이 국가 정상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루이 16세를 처형한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탄극에 아침 연속극을 더한 듯한 야단법석 속에, 정치권도 성향을 막론하고 축하 행렬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후계자가 한 명 늘어나면서, 영국의 군주제라는 제도에도 새로운 고민이 드리워졌습니다.

영국은 비교적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잘 주는 사회입니다. 금융권에서는 나이 마흔에 갑부가 되는 사람들이 있고, 총리와 부총리도 올해 나이 마흔 여섯이고, 야당 대표는 이보다 더 젊죠. 하지만 왕족만은 예외입니다. 올 가을 찰스 왕세자가 64번째 생일을 맞이하면, 그는 영국 왕실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계승서열 1위의 자리에서 즉위식을 기다려온 인물이 됩니다. 질병이나 사고 등 이변이 없다면 윌리엄 왕자도 50세는 되어야 왕위에 오를 것이고, 새로 태어난 왕자도 2070년은 되어야 왕위를 물려받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렇게 왕위 계승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는 왕실과 당사자, 나아가 군주제 자체에 큰 부담이 됩니다. 찰스 왕세자는 하는 일도 없이 국가의 보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비아냥을 들은지도 꽤 되었습니다. 군주제의 열성 지지자인 <데일리 메일>지조차 최근 들어서는 찰스 왕세자의 사치스러운 소비에 대해 비난조의 기사를 냈을 정도입니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재위 기간이 하도 길어서 이제는 군주제의 대명사가 되었을 정도입니다. 인기도 높아서, 영국인 6,300만 명 중 군주제를 반대하는 공화주의자는 고작 1,500만 명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변화 없이 상황이 그대로 지속되는 것은 위험합니다. 군주제의 ‘성과’라는 것은 워낙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것이라, 국민 정서도 쉽게 바뀌기 때문이죠.

영국이 다른 여러 문제의 해결책을 대륙에서 찾았던 것처럼, 군주제의 위기도 대륙에서 해결책을 구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베아트릭스 여왕과 벨기에의 앨버트 왕이 그랬듯, 스스로 물러나고 다음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90세를 맞이하고 재위 기간 신기록을 깨고나면, 왕위에서 물러나는 것이 답입니다. 이후 찰스는 80세에, 윌리엄은 70세에 왕위에서 물러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새로 태어난 조지 알렉산더 루이스가 왕위에 오를 때 쯤엔, 현재 계속 올라가고 있는 평민들의 퇴직 연령과 왕실의 퇴직 연령이 대충 일치하게 될 것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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