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웃
2013년 6월 11일  |  By:   |  과학  |  No Comment

도시는 자연 속에 이질적으로 존재합니다.

인간은 자연의 자손이지만 자연에게는 생소한 환경에서 살아갑니다. 콘크리트와 벽돌과 아스팔트는 자연의 손길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때로 보도블럭 사이로 피어나는 야생화와 도시를 일시적으로 점령하는 벌레 떼들이 인간에게 자연의 존재를 알려줍니다. 그러나 몇몇 포유류들은 도시의 삶에 적응하였으며, 이 중 라쿤(racoon, 미국너구리)은 매우 특별한 존재입니다.

라쿤의 앞발은 매우 발달해 있으며 이를 이용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라쿤(racoon)은 인디언말로 “손으로 문지르고 긁는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즈테카 사람들도 너구리를 “손으로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자”라는 뜻의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라쿤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과 매우 유사합니다. 이들은 아무 곳에서나 살 수 있으며 무엇이든 먹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모피는 추위와 더위를 견딜 수 있게 해줍니다. 또 이들은 야행성이기 때문에 도심의 번잡함을 피하고 인간과의 충돌 역시 최소화 합니다. 강한 힘과 인내력, 높은 곳을 오르는 능력과 앞발을 사용하는 능력은 라쿤이 안전한 둥지를 가지게 할 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듭니다.

라쿤은 놀랍게도 도시환경에 완전히 적응한 것처럼 보입니다. 오늘날, 도시 라쿤의 첫 번째 사망원인은 천적이나 자동차 사고가 아닌 노화와 질병입니다. 미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라쿤은 1제곱킬로미터당 50-100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라쿤은 인간과 같이 사회적 그룹을 만들어 살아갑니다. 암컷 라쿤은 한 번에 새끼 세 마리를 가집니다. 5-6마리로 이루어진 한 가족은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보금자리 주변의 일정 영역에서 활동합니다. 이들은 음식을 얻기 위해 서로 협력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공동작업은 종종 사람들에게 발견됩니다. 한 이웃은 자신의 인터넷 케이블이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고 케이블이 나오는 구멍으로 다가갔습니다. 그가 구멍을 쳐다보았을 때, 그는 구멍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라쿤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라쿤 무리는 지붕의 한쪽 끝을 들고 유유히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이들의 성공적인 도시적응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미국의 거리에는 녹색 쓰레기통이 있습니다. 이 쓰레기통들은 라쿤이 열수 없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그러나 몇몇 지역에서는 라쿤이 이 쓰레기통을 여는 데 성공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아직 라쿤은 광견병과 조류독감 등의 병원체를 전달하는, 공공의 건강에 위해가 되는 요소로만 여겨지며 이들에 대한 연구 역시 질병통제의 관점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쿤의 생활과 행동양식을 연구하는 것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관점에서 인간에게 매우 많은 사실을 가르쳐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Scil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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