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아내들과 불안한 남편들
2013년 6월 3일  |  By:   |  Economy / Business  |  2 Comments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일반적으로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더 잘합니다. 미국에서는 남학생보다 더 많은 여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며 졸업하는 비율도 더 높습니다. 휴렛-패커드(Hewlett-Packard), 아이비엠(I.B.M), 펩시(PepsiCo)와 같은 기업들의 CEO도 여성이라는 점에서 남녀의 성취 격차를 상징하던 유리천장(glass ceiling)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여성들에게 여성의 성취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변화하고 있을 거라고 믿게 만들지 모르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 연구는 남편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여성들의 증가했지만 아내의 역할에 관한 남편들의 시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 비율 자체가 낮아지고, 결혼을 한 경우에도 이혼율은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빈둥거리며 놀고 대학시절에도 맥주를 마시며 놀았던 남성들은 고등학교에서 자신보다 늘 성적이 좋았고 열심히 노력했던 여성이 사회에 진출해서 더 많은 돈을 번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남성들은 자신의 아내가 맞벌이를 통해 가계 소득에 보탬이 되는 것에는 갈채를 보내지만 아내가 자신보다 더 많은 소득을 버는 경우에는 반드시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시카고 경영대학의 경제학자 세 명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옳다고 생각되는 성역할, 즉 남편이 아내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시각이 누구와 결혼을 할 것인지, 일을 얼마나 할 것인지, 그리고 이혼을 할 것인지 말것인지 등의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다른 모든 조건을 통제한 뒤 남자와 여자 모두 자신의 배우자가 더 많은 돈을 벌면 행복하다고 가정합시다. 그러한 가정하에서는 부부는 남편이 돈을 더 많이 벌든 아내가 돈을 더 많이 벌든 상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결혼한 커플의 소득에 따른 분포도는 정규분포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여성이 가계소득의 절반 이상을 버는 딱 그 지점에서 결혼한 커플의 비율은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이 연구 결과는 스피드 데이팅에서 여성은 늘 똑똑하고 야심있는 남성을 선호하는 반면, 남성은  여성이 자신보다 소득이 높지 않는 범위까지만 똑똑하고 야심있는 여성을 선호한다는 결과를 보여준 논문의 결론과 유사합니다. 짝에 대한 이러한 선호는 누구와 결혼할 것인지의 선택과 여성이 얼마만큼 사회생활에 참여할 것인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여전히 평균 소득은 더 적지만 여성의 소득 상승률은 지난 40년간 남성의 소득 상승률보다 높았습니다. 최근 발표된 퓨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가 있는 결혼한 가정의 15%에서 아내가 남편보다 소득이 더 높았는데 이는 1960년대 3.5%와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남편들이 아내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규범에 얽매여 있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25~39세 남녀의 결혼 비율이 1970년대에 비해 2008년에 30~50%나 하락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 나이들어서도 결혼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는 것이 결혼 비율의 하락을 설명할 수도 있지만 시카고대학의 경제학자들은 여성이 더 많은 소득을 버는 것이 1960~2010년 사이 결혼 비율 하락의 25%를 설명한다고 주장합니다.

남자가 자신보다 더 돈을 많이 버는 여자와 결혼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만약 결혼 후 여성이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거나 아예 직장을 그만 두면 “남편이 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사회적 규범을 어기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일은 현실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계속해서 하던 일을 하고 남편보다 더 많은 돈을 벌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이 이 커플의 결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연구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커플들은 남편과 아내 모두 자신들의 결혼 생활이 덜 행복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아내가 남편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커플들의 이혼율이 더 높은 것도 놀랍지 않습니다. 1987-88년과 1992-93년에 이뤄진 설문조사를 보면 아내가 돈을 더 많은 버는 커플의 경우는 이혼률이 18%로 샘플의 평균이혼율 12%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몇몇 사람들은 돈을 더 많이 버는 아내가 남편이 기대하는 것보다 집안일을 덜 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겼을 것이라고 추측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실은 다릅니다. 남편보다 돈을 더 버는 아내들이 직장 생활은 하지만 남편보다 돈을 덜 버는 여성들보다 집안일을 담당하는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이 논문의 연구 결과는 교육 수준이 높고 소득이 높은 여성들이 마땅한 배우자를 찾기 어렵다는 불만을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여학생들이 계속해서 남학생들보다 공부를 잘 하는 한 이 문제는 계속 커질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서 남자들이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공부하는 여학생이 나중에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성역할을 고수하는 한 이것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여성이 육아의 절반 이상을 담당해야 한다는 여전히 존재하는 규범 때문에 높은 교육 수준의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보다 낮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기업들이 저고용 상태인 능력 있는 엄마들을 고용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는다면 이는 기업들에게 큰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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