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폭력의 해부학(The Anatomy of Violence)
2013년 5월 8일  |  By:   |  과학  |  2 Comments

신경범죄학(neurocriminology)은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입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펜실베니아 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아드리안 레인은 자신의 저서 “폭력의 해부학”에서 유전자, 신경해부학, 환경적 독소와 같은 생물학적 요인들이 범죄에 끼치는 영향을 총체적으로 다뤘습니다. 다음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편집장 가레스 쿡과의 인터뷰입니다.

쿡: 생물학과 폭력의 연관성은 다소 민감한 주제이며 불미스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레인: 신경범죄학은 많은 사람들을 여러가지 다른 이유로 기분나쁘게 만듭니다. 과거에 생물학이 잘못 사용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바로 이 나라에서 우생학은 일반 대중의 지능지수를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정신지체자들에게 불임수술을 강행하기도 했습니다. 히틀러와 인종청소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생물학이 잘못 이용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고, 따라서 우리는 이를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과거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신경범죄학은 미래의 인류에게 폭력이 줄어든 세상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접근에 반대하는 또다른 이유들이 있습니다. 사회과학자들은 범죄에서 생물학적 원인을 찾게 될 때, 슬럼가, 가난, 인종차별과 같은 중요한 사회문제들에 대한 관심이 식을까봐 걱정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불평등 역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임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생물학 연구를 자제해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자유의지의 문제 역시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만약 우리가 범죄와 폭력의 원인이 유전자와 생물학에 상당부분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범죄자를 처벌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이야기는 사실 누구도 듣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정치적인 문제도 존재합니다. 보수주의자들은 범죄에 대한 생물학적 접근이 범죄자가 아닌 범죄자의 뇌를 탓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이를 싫어합니다. 진보주의자들은 이 연구가 유전자를 통해 사람들이 미처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도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는 딱지를 붙이게 될까봐 꺼려합니다.

그리고 학문적 영역 다툼의 문제도 있습니다. 신경범죄학은 새로운 분야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쉽게 끕니다.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연구분야에 대한 관심을 여기에 빼앗길까 두려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5년간 내가 이 분야를 파고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과학은 범죄의 약 50%가 유전자에 의한 영향임을 말해줍니다. 타조처럼 모래에 머리를 묻고 언제까지나 이를 모른척할 수도 있습니다. 단지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폭력의 피해자가 늘어난다는 문제가 있을 뿐입니다. (Scientific Amer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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