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스페인과 이탈리아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라
2013년 5월 6일  |  By:   |  Economy / Business  |  No Comment

중소기업(SMES, small and medium-sized firms)은 고용 측면에서 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버팀목입니다. 미국의 경우 일자리의 50%가 중소기업 일자리인데, 이 비중이 프랑스는 60%, 스페인 67%, 이탈리아는 무려 80%로 훨씬 높습니다.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제를 궁극적으로 반등시키려면 중소기업들이 어려움 없이 대출과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스페인 경제규모는 그리스와 아릴랜드, 포르투갈, 키프로스를 합친 것의 두 배입니다. 이탈리아의 경제규모는 그런 스페인보다 65% 더 큽니다. 두 나라 경제가 무너지기라도 하면 유로존은 사실상 와해되고 말 겁니다.

중소기업은 대개 채권이나 주식을 발행하는 대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기업을 운영합니다. 유로화가 도입되고 처음 8년은 유럽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조정해 시중 대출금리를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기준금리가 2%이면 시중 대출금리는 4%인 식으로 그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단일통화체계에 이상이 생기고 나라마다 은행들의 신용과 자금력에 차이가 나기 시작하자 대출 금리가 점점 통제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0.75%를 유지해 온 가운데 프랑스 기업들은 여전히 3.5% 이자를 내고 돈을 빌릴 수 있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 기업들의 대출 이자율은 6%가 넘습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현재 기업이 빌려간 돈이 총 8,550억 유로(1,236조 원)인데, 500억 유로 이상을 이자로 갚아야 하니 수익을 재투자하거나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에 쓸 여유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죠. 프랑스 기업들이었다면 이자로 갚아야 할 돈이 220억 유로로 훨씬 적습니다.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면 통화 당국이 재정적자 폭이 늘어나는 걸 감수하더라도 시중에 돈을 풀어 투자를 유도해야 하는데 이탈리아와 스페인 정부는 유럽연합의 통제 아래 긴축정책 노선을 계속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신용경색이 이어지면 중소기업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되고, 이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두 나라 뿐 아니라 유로존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악재로 번질 수 있습니다.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은 어렵더라도 중소기업 대출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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