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오랜 평화주의 전통에도 변화의 조짐이
2013년 1월 7일  |  By:   |  세계  |  No Comment

올 겨울, 독일 의회는 400명 규모의 터키 파병을 비롯해 해외 파병 인원을 6,000명 가까이 추가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의회 건물 밖에서 소규모 시위대가 전단을 돌리며 파병 반대를 외쳤지만, 법안은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되었습니다. 이런 논의만 있으면 대규모 집회가 일어나고 군국주의 과거에 대한 반성이 사회 전반에 일었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입니다. 2010년에는 통상로를 보호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군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대통령 연설이 국민적인 비난을 받아 결국 대통령이 사퇴하는 일까지 있었을 만큼, 여론은 뚜렷한 평화주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그림자가 옅어지고 국가와 군의 관계가 정상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은 2차대전 이후 군을 오로지 자국 방어의 수단으로만 사용해왔지만,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로부터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를 받아왔습니다. 결정적인 터닝포인트는 1999년 코소보 공습에 참여한 일이었습니다. 이후, 2011년에는 군의 현대화와 전문화를 목표로 징집제를 중단하는가 하면, 헌법재판소가 테러 공격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자국 내 군사작전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초점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넘어가면서, 유럽 내에서 독일이 좀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방향의 변화는 군수산업 부문에서도 드러납니다. 독일군의 규모나 역할과 관계 없이, 독일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전 세계 3위의 무기 수출국이며, 군수산업은 8만 개의 일자리를 갖고 있는 분야입니다. 유럽 국가들의 군비 지출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던 2011년에도 독일의 무기 수출액은 최고액을 기록했습니다. (NYT)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