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선정 올해의 인물 후보 ⑧
2012년 12월 7일  |  By:   |  세계  |  No Comment

29. 푸시 라이옷(Pussy Riot)

올해 초 러시아 주요도시에서는 푸틴의 3선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어났습니다. 3인조 여성밴드 푸시 라이옷은 2월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대성당에서 기습적으로 게릴라콘서트를 열고 푸틴의 권위주의 체제를 비호하는 러시아정교회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조롱하는 공연을 했습니다. 자유롭게 의사를 표시한 대가는 2년간의 옥살이였습니다. 아웅산 수치를 비롯한 전 세계 명망가들의 구호 노력 덕에 멤버 3명 가운데 1명의 형집행은 유예됐지만 2명은 강제노동 수용소로 보내졌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내외의 비판에도 푸시 라이옷이 러시아의 근본적인 가치를 무시했다며 사면할 뜻이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밝혔습니다.

30. 존 로버츠(John Roberts)

미국의 대법관 존 로버츠가 올해 내린 판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결정은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에 관한 판결입니다. 로버츠는 다수의견인 합헌 판결을 내리며 “사람들에게 건강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는 규정은 위헌이지만, 보험 미가입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건 세금과 같기 때문에 위헌이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로버츠의 전향적인 판결로 오바마케어는 5:4로 대법원 판결에서 살아 남았습니다. 2014년부터 수백만 명의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있던 미국인들이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건 오바마의 재선 뿐 아니라 로버츠 대법관의 판결 덕분이기도 합니다.

31. 미트 롬니(Mitt Romney)

롬니의 2012년은 한마디로 ‘역부족’이었습니다. 수많은 난관을 뚫고 공화당 경선을 통과했습니다. 보수적인 색깔이 옅다는 당내 티파티를 비롯한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 어렵사리 대선 후보가 됐습니다. 이번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전히 젊고 똑똑한 오바마와 맞서야 했습니다. 민주당의 약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습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1차토론에서 선전을 바탕으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접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선거에서 왜 졌는지를 두고 분석이 한창입니다. 일부 공화당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공화당이 내세운 가치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선거전략이 잘못됐기 때문인지, 아니면 시대에 뒤떨어진 소리만 했던 건지는 앞으로의 선거 결과가 말해줄 겁니다. 어쨌든 롬니의 2012년은 ‘역부족’이었습니다.

32. 칼 로브(Karl Rove)

한때 부시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활약하며 명성을 날렸던 공화당의 대표적인 전략가 칼 로브에게 2012년은 악몽으로 기억될 한 해입니다. 정치후원금 상한선이 없어지며 생겨난 수퍼팩(Super PAC)을 통해 그가 유치한 선거자금은 3억 달러. 이 어마어마한 돈으로 오바마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건 물론 공화당의 새 시대를 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기대는 순진한 바람에 불과하다는 게 증명됐습니다. 특히 로브는 선거 당일 Fox뉴스에 출연했는데, 오바마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짜증을 내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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